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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장례의 올바른 이해(1)

박명진 시몬 서울대교구 연령회 연합회 상장례 강사

 

1. 장례를 둘러싼 우리 교회의 현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처럼 ‘요리문답’을 외워 시험(찰고)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수업 시간에 출석해서 교리를 배우면 세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세례를 받고 나면 판공 때 사제가 모든 교우를 대상으로 교리 지식을 점검했습니다. 따라서 부모나 회장은 수시로 교리를 재교육했으므로 신자들은 날이 갈수록 교리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폭넓게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다양한 매체로 성경 지식과 교회의 가르침을 익히고 신심 단체에서 기도와 활동으로 믿음을 굳건히 하는 이도 있지만, 견진성사를 받을 때나 혼인성사를 받을 때 일시적으로 해당 교리를 배우고 그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시작하듯이 교회의 장례로 이승의 삶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가족이나 본당 교우가 선종하면 영혼의 구원을 간구(懇求)하면서 교회의 장례를 익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부모나 친척의 장례 외에는 연령회원이나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에게 의존하므로 예식과 교리는 물론 기도마저 익숙해질 기회가 적습니다. 지난날의 공소회장들은 죽음의 의미를 분명하게 이해했고 교회가 정한 절차대로 장례를 실천했습니다. 그러나 입교하기 전에 가정이나 동네에서 유교‧불교의 장례 관련 지식은 물려받았지만, 교회의 가르침을 명확하게 습득하지 못한 채 연령회장이 되어 가톨릭과 다른 종교의 죽음 이해와 장례의 의미와 목적에 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이도 있습니다.
연령회가 장례를 주관하면서 장의사나 상조회사 직원처럼 시신의 처리를 중시한 나머지 교회 장례의 근본인 기도‧교리‧예식 등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시절도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점은 교회 장례에 필요한 전례‧교리교육‧교회사 지식은 물론 기본교리마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교회의 가르침에서 벗어나는 내용으로 강의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지만, 문제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장례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간략히 설명하고 잘못 시행하거나 조심해야 할 부분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죽음의 이해
우리나라에 복음이 들어온 지 2백 년이 넘었지만, 불교‧유교에 비해 짧으므로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죽음과 장례의 이해도 그 테두리에 머물기 쉽습니다. 각각의 종교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바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면 장례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기 쉽습니다.
유교는 하늘의 기를 받은 혼(魂)과 땅의 기를 받은 백(魄)이 어머니 뱃속에서 합쳐 사람이 되었다가 떨어지면 죽는 것이라고 봅니다. 제사를 받드는 아들을 낳은 이가 자기 집에서 온전하게 죽으면 상례(喪禮)를 통해 신격(神格)인 조상신이 됩니다. 따라서 아무리 악하게 살았더라도 상례를 격식대로 거행하면 제물을 받을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습니다[不二]. 산다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고, 죽더라도 다시 태어나[生有] 살다가[本有] 죽은[死有] 뒤에 다음 삶이 시작되는 단계[中有]를 거쳐 다시 태어나 살다 죽는 사유(四有)가 수레바퀴처럼 돌며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다음 생에는 더 나은 곳에서 더 좋은 존재로 태어나려고 생전에 공덕(功德)을 쌓고 보시(普施)하며 사후에 재(齋)를 바치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가톨릭교회는 이승을 뒤로하고 영원한 삶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시작을 죽음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초대교회는 죽음을 삶의 끝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새로운 삶으로 태어난다는 의미로 ‘천상탄일’(天上誕日, Dies natalis)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선종한 이가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린다는 믿음을 고백하고, 유족은 부활과 영원한 만남에 대한 희망으로 사별의 아픔을 이겨냅니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도인은 주님과 이웃의 사랑 안에서 여생을 기쁘고 보람있게 살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얻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장례는 두려운 종말을 고하는 절망의 통과의례가 아니라 영원한 삶을 찬미하는 희망의 예식입니다.

3. 임종에 대한 자세와 준비
명나라 때 중국으로 들어간 선교사들은 교리서·기도서·예식서 등을 한문으로 번역하거나 저술하면서 장례 예식서의 주요 부분을 그 나라 실정에 맞게 편찬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중국교회의 한문본 ‘성교례규’를 번역하고 당시 여건과 교우들의 형편을 고려해 편집한 ‘텬쥬셩교례규’를 발간했는데, 운명 이전부터 바치는 기도와 예절까지 세세히 수록했습니다. 당시는 박해 중이라 사제를 모시기 어렵고 성당도 없어 평신도를 중심으로 장례를 거행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형제자매인 우리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시는 것과 같이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교우가 임종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속히 찾아가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도록 권면하고 위로하면서 함께 기도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누구보다 문병‧임종‧장례에서 이웃사랑을 잘 실천합니다. 어렵고 아픈 이들을 위한 기도‧권면‧돌봄은 레지오 마리애 단원의 주요 임무이므로 아플 때부터 찾아가 위로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도록 인도하는 것입니다. 여러모로 환경이 달라져 이전처럼 봉사하기 어렵지만, 임종 이전에 해야 할 바를 소홀히 하기 쉬운 오늘의 우리가 되살려야 할 모습입니다.
임종은 운명하는 이와 남은 이들에게 가장 엄숙하고 중요한 순간입니다. 임종하는 이는 불안과 평화, 절망과 희망이 엇갈리면서 삶을 마무리하고, 남은 이들은 임종하는 이와 형제적 사랑을 나누고 자기 죽음을 묵상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임종하는 이는 사랑하는 이들을 남겨두고 주님께 돌아가야 하므로 자신을 온전히 주님께 맡기고 운명을 담담히 맞이하는 이도 있지만, 인간적인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그동안 잘 간직했던 믿음이 흔들리는 이도 있습니다. 가족과 교우 등 신앙공동체가 함께 기도하고 격려하면서 주님께서 무한한 사랑으로 받아 주신다는 굳은 믿음과 희망 안에서 모든 것을 온전히 주님께 맡기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아픈 이가 도저히 회복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고해성사‧성체성사‧병자성사를 받도록 준비합니다. 임종하는 이는 가족에게 주님 뜻에 맞게 살라고 당부하고, 남에게 진 빚이나 손해를 끼친 것, 옳지 못하게 취한 재물 등을 갚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도 깊이 뉘우치고, 다시는 그런 죄를 범하지 않도록 결심한 뒤에 사과하거나 다른 이를 통해 대신 용서를 빕니다. 검소하게 장례를 거행하고 자기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미사를 봉헌하라고 요청합니다. 서로 화목하고 주님의 계명을 잘 지켜 세상 마칠 때 주님 품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면서 남은 이들을 축복합니다.
임종이 임박하면 가족과 교우들이 모여 공동체 안에서 주님께 편안히 돌아갈 수 있도록 소란하게 울지 말고 차분히 기도해야 합니다. 임종 예식은 ‘상장예식’ 18~53쪽에 두 가지 양식이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히 선택할 수 있으며, 사제와 함께 또는 평신도들만으로도 거행할 수 있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3년 7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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